전국에 있는 전투함과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장병은 배 안에서 나오지 말고, 대기하라 해군이 난데없이
이런 지침을 내렸습니다.
채널 A가 취재해 봤더니 해군 한 명이 이동자제 지침을 어기고 확진자와 접촉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하지만, 군의관들은 오히려 이런 '함상 대기'가 더 위험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해군은 오늘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영내 근무' 지침을 내렸습니다.
전국에 있는 전투함과 잠수함 등 함정 150여 척에서 근무 중인 해군 간부와 장병 전원은 내일부터 함정 안에서 대기해야 합니다.
천왕봉함에서 근무 중인 A 중사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채널A 취재 결과, A 중사는 지난달 22일 '숙소 외 이동 자제' 지침을 어기고 경남 진해에서 창녕으로 이동했습니다.
창녕에서 만난 지인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해군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A 중사를 격리 조치하고 함정 근무자 전원을 '함상 대기'시킨 겁니다.
이에 대해 해군 함정에서 근무 중인 군의관 가운데 대다수가 "해군의 결정이 성급하다"며 대한의사협회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크루즈선의 10분의 1 크기인 함정에서 3백 명 가까이 장시간 생활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단 1명의
코로나19 무증상자나 잠복기 장병이 있으면 함정은 사실상 배양접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종혁 /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대단히 위험한 판단입니다. 현장에 있는 해군 군의관들이나 중대본에 상의를 해서 결정을 내려야 할 문제로 보여요."
대한의사협회는 '함상 대기' 조치를 재고해달라고 내일 해군 작전사령부에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군은 “외부에서의 감염요인을 차단하려는 최선의 조치”라며 “대적 상황에서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strip@donga.com
영상편집 : 손진석